말이 세상을 아프게 한다

말이 세상을 아프게 한다

  • 자 :오승현
  • 출판사 :살림Friends
  • 출판년 :2016-02-24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6-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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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쓰는 한마디 말이 세상을 병들게 한다!

우리를 둘러싼 차별과 편견의 벽을 넘어서

올바르고 가치 있게 말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교양!



말에서 태어난 세계, 다시 말 속에 갇히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말했다. “내 언어 능력의 한계가 곧 내 세계의 한계다!” 그의 선언에서 알 수 있듯, 말은 곧 말하는 사람의 세계와 생각을 반영한다.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폭언과 약자를 차별하고 무시하는 욕설은 말하는 이의 세계관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그의 행동과 사고를 규정한다. 말을 골라 쓰고, 더욱 신중하게 써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실제로 우리가 쓰는 말 한마디 한마디는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어떤 가치관보다 더 커다란 위력을 발휘한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일수록 언어의 파괴력이 미치는 영향과 범위는 더욱 커지고, 그런 만큼 십 대들의 올바른 언어 사용 습관이 무엇보다 절실해진다. 하지만 현실은 철저하게 이와는 다르다. 한 예로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중·고교생 가운데 욕설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학생은 20명 중 고작 1명에 불과했고, 매일 한 번 이상 욕설을 하는 학생의 비율은 70%를 넘었다. 이러한 교육 현실은 욕설과 비판이 난무한 우리 사회의 이미지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누구나 쉽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올바른 언어 교육 강화에 매진하는 것이 해결책의 전부는 아니다. 오히려 그런 언어를 쓸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차별과 편견의 벽을 직시하고 조금씩 무너뜨려 나가는 데서 더욱 효과적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말이 세상을 아프게 한다』는 바로 이런 맥락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책이다.





불평등한 말이 담고 있는 불평등한 현실을 직시하자!



-우리 아버지는 ‘장애우’입니다?

-걔는 따당할 만하다고?

-이명박 씨와 이명박 대통령님?

-얼짱 골퍼, 얼짱 선수, 얼짱 리포터?

-하나님 아버지 Vs. 하나님 어머니?

-미혼모가 있다면, 미혼부도 있을까?

-아줌마, 솥뚜껑 운전이나 하시지?

-‘조두순 사건’일까, ‘나영이 사건’일까?

-서울로 가면 ‘상경’이고 시골로 가면 ‘하향’?

-그 인간은 상종 못할 ‘잡종’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히 쓰는 말 속에는 수많은 편견과 차별, 불평등이 존재한다. 그중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불평등은 남녀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어 ‘청년’이란 말을 살펴보자. 『표준 국어 대사전』의 풀이에 따르면 청년은 “나이가 20~30대 정도인 남자를 이르나 때로 그 시기에 있는 여자를 포함해서 이르기도 한다”. 하지만 익히 알다시피 한국인의 언어 직관에 따르면 청년은 대체로 남성을 가리킨다. 그렇다면 젊은 여자만 가리키는 말이 따로 있을까? 혹시 ‘처녀’일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처녀는 젊은 여자가 아니라 ‘결혼하지 않은 여자’를 뜻한다. 한국어에서 청년과 적확하게 대칭을 이루는 여성 지칭 명사는 없다! ‘학부형’은 청년보다 더 노골적이다. 청년이 때로 여성을 포함하는 것과 달리 학부형은 아예 여성을 배제한다. 원래 ‘학부모’라는 단어에서 자리 잡고 있던 ‘어머니(母)’ 대신 ‘형(兄)’을 보호자로 내세운다.

가정에서도 이러한 불평등을 찾아볼 수 있다. 먼저, 부모가 자식에게 때리는 ‘사랑의 매’는 어떨까? 여전히 많은 부모가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자식을 때린다. 매를 맞는 어린이나 청소년 중에도 맞을 만한 행동을 했다면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까지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맞을 만한 행동일까? 과연 그런 기준이 공정하게 정해져 있을까? 설사 맞을 만한 행동을 했다고 인정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남을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폭력이란 것이 힘이 센 사람으로부터 힘이 약한 사람에게 무분별하게 가해지는 까닭이다.

사회에서 찾아볼 수 있는 불평등은 논의의 범위가 더욱 넓다. 속칭 ‘스카이(SKY)’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다. 스카이를 벗어나면 ‘인(in) 서울’이라는 말이 통용된다. 이것은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을 가리키는 말이다. ‘스카이’와 ‘인 서울’을 지나면 어감도 이상한 ‘지잡대’가 있다. 지잡대는 지방의 잡다한 대학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대체로 서울 소재 대학을 다니는 학생은 ○○대생이라고 말하지만, 비수도권 지역의 대학을 다니는 학생은 지방대생으로 싸잡아 부른다. 서울 소재 대학과 지방 대학의 격차는 대학의 교육 여건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대학을 바라보는 인식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사회에서 통용되는 호칭에서도 차별이 존재한다. 이를 테면 누구나 교수를 교수님이라고 부르지만 아무도 경비를 ‘경비님’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경비는 ‘아저씨’일 뿐이다. 사실 호칭으로 부르는 직업은 교수, 판사, 감독, 피디, 변호사, 국회의원 등 몇 개에 불과하다. 호칭의 눈으로 들여다본 한국 사회는 여전히 견고한 신분제 사회일 뿐이다.

이렇듯 불평등한 말은 의심할 바 없이 불평등한 현실을 반영한다. 마찬가지로 약자를 폄하하는 말은 약자를 폄하하는 현실을 반영한다. 문제는 그런 말이 심지어 현실의 불평등을 더욱 강화한다는 것이다. 말은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이면서 현실을 바라보는 창이기 때문에, 그런 말을 쓰는 한 약자를 폄하하고 비하하는 우리들의 사고도 바뀌지 않는다.





차별이 아닌 차이를 이해하는 바른말 사용 교과서



불평등은 차이에서 기인한다. 그리고 그런 차이는 도처에 있다. 다만 어떤 차이는 간과되고 어떤 차이만 부각된다. 예를 들어 결손가정이나 호래자식, 이혼남, 이혼녀, 편부모 같은 말들은 모두 결혼한 부부를 중심에 놓고 만들어졌다. 이런 말들은 아빠와 엄마로 이루어진 가정을 정상적인 가정으로 여기고, 그렇지 않은 가정을 모조리 비정상적인 가정으로 배제해 버린다. 그러나 오늘날 가정의 모습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이혼 가정, 비혼모 가정 등 부모 중 한쪽이 자녀를 양육하는 가정을 비롯해서 조손(祖孫) 가정, 독신자 가정, 무자녀 가정, 다문화 가정, 동성애 가정, 독거노인 가정 등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변화와 차이를 깨닫는다면, 세상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마땅히 달라져야 할 일이다.

문제는 세상은 많이 변했지만 세상의 언어를 이루는 근본적인 변화는 아직도 아득하다는 점이다. 그런 까닭에 『말이 세상을 아프게 한다』는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 혼혈인, 동성애자, 양심적 병역 거부자 등 사회적 약자를 둘러싼 말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 그리고 국가를 둘러싼 모순과 허위를 좀 더 날카롭게 파고든다. 거칠고 날이 선 우리의 언어 습관을 반성하고 자책하기 이전에 먼저 우리의 삶과 우리들이 만든 온갖 허상을 냉철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말 뒤에 감춰진 편견과 차별의 실상을 그 뿌리부터 더듬는 이 책은 그래서 더욱 권할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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